2006년 01월 11일
쥐라기 과학
과학은 죽었다.
자연을 해부하고 동경하며 즐거워하던 과학자들은 모두 화석이 되었거나 웃음거리로 돌변했다.

과학은 왜곡되었다.
어설픈 경제논리에 매몰된 과학자들은 인류의 복지를 위한다는 위선 속에서 배를 채우며 돼지 같이 웃는다.

과학은 획일화되었다.
다양성이라는 가치의 핵심은 보험과 같은 것인데도 이미 이 땅의 과학자들은 자로 잰듯 같은 모습이다.

과학은 화석화 되었다.
이제 과학은 배부른 몇몇 프로파간다들의 책 속에서나 동경할 수 있는 박물관의 전시물로 전락했다. 현장 속에 과학은 없다.

이 땅에 아예 과학은 없었고 이제 과학을 되살릴 이유조차 찾을 수 없다. (요즈음 말을 빌리자면 아예 과학따위가 없었으니 바꿔치기당했다는 둥 사기당했다는 둥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오늘 나는 이 땅의 과학에 사망선고를 내린다.
by 취어생 | 2006/01/11 14:35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kritiker at 2006/01/11 19:23
그래도 전 아버지를 믿을래요;
Commented by hoastyle at 2006/01/12 00:40
소히라고 적었죠..
힘내세요...님의 생각과 마음을 제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이 그리 어둡지 만은 않은 듯 합니다. 몇일 전에 왔다가 둘러 보고, 인사말도 안하고 간듯해서 다시 왔구요...저는 올해 딱 40입니다. 저는 두번 실패하고, 지금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댓글 옆의 노란색 글처럼, 생각하시고 열심히 연구하시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제가 보는 책이 있는데, 제목만 적고 갈께요...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자조론,인격론 한번 보시고, 평온을 찾으세요. 그대 같은 과학자가 이번 사건으로 좌절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Commented by 신승원 at 2006/01/12 17:31
이 땅의 과학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는 모든 것을 과학에게만 돌려버리기엔
너무나 복잡한게 아닐까요? 어느 한 쪽을 탓하는 것, 특히 과학에게 화살을 돌리면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슬픕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1/13 00:39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진실을 스스로 밝혀낼 정도의 자정능력은 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akachan at 2006/01/13 11:48
밝혀도 안 믿는다는 게 더 참담한 게 아닐까요?
과학이 제 아무리 진실에 가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진실도 누군가가 믿어줘야 힘을 얻는 것이니까요.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brolly at 2006/01/16 00:23
심정이 어떠할지 조금이나마 감히 이해가 되니 마음이 아픕니다. 기운을 내세요! 삶을 긍정하는 마음이 취어생님의 매력이자 강점인데.
Commented by 취어생 at 2006/01/16 11:56
모두/ 감사합니다.

브롤리/ 좋은 소식이 있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기분 좋아졌습니다. 다행입니다. 이제 여행에서 돌아오셨으니 항상 평안하시길..
Commented by rambo at 2006/01/18 23:25
과학자들이 획일화 되었다는 것은 한국의 과학자들이 전부 비슷한 이론만 알고 있다는건가요?
그리고 우재님이 말하는 과학은 어디가면 있나요?
Commented by Roman at 2006/01/19 21:05
불사조가 잿더미로부터 다시 살아오르듯이, 극단적인 절망이나 자기 연민을 딛고 잃어난 사람들이 그 이전보다 훨씬 강해지듯이. 과학도, 그리고 우재씨도, 새로운 희망과 더불어 다시 꿋꿋이 일어날거라 생각해봅니다. 절망도, 그리고 희망도, 아직 과학으로서는 탐구의 대상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냥, 연애 때문에 절망했다가 다시 살았다가 하는 생활인이 힘내라고 이야기 합니다. 과학을 애인처럼 다시한번 보듬어주세요.
Commented by 보드라우미 at 2007/01/20 20:09
살다 보면 절망적인 기분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도 전세계의 과학자들은 열심히 연구하고 계십니다.
취어생 님 역시 연구에 몰두하고 계시고요.

좀 엉뚱한 말입니다만, 니이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해도 종교인들은 계속 있고,
근본주의 기독교에서 "인간은 신이 도깨비 방망이 휘둘러서 뚝딱 만들어냈다"라고 외쳐대도 진화의 진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땅의 과학은 죽었다!!! ... 라고 선언해도, 연구하는 분들은 오늘도 연구실에서 밤을 밝히고 계시겠지요.
취어생 님도 마찬가지이고요.

'과학'이란 추상적인 존재가 과연 무엇일까요?
실연당했다고 "이 지구상에 사랑은 모두 죽었어!"라고 선언하는 청년의 기분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그냥 시구절이지 과학적 진술은 아니겠지요.
Commented by 취어생 at 2007/01/20 20:19
과학이란 측정된 '양量'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과학에서 다루는 측정량은 시공간을 가로질러 재생산 가능해야 합니다. 양화된 개념과 재생산을 통한 신뢰가 과학의 핵심을 이루는 기둥입니다. 따라서 질적 속성을 양화시키지 못하고 다루는 분야들은 과학이 아니며, 질적 속성을 재생산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양화시키는 분야들은 사이비과학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과학이라는 추상적 존재의 속성입니다.

제가 윗글에서 이야기한 과학은 과학의 추상적 속성과는 다른 것입니다. 오히려 과학자들에 의해 조직화된 과학자 사회, 과학자들과 사회가 커뮤니케이션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땅의 과학은 죽었다'라고 이야기할 때의 과학은 후자의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어차피 추상적 의미의 과학은 죽일 수도 죽지도 않습니다. 다만 죽는 것은 그러한 과학이 어느 한 지역에 옳바로 정착하여 새로운 과학으로 발생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가능한 사태일 뿐입니다. 따라서 죽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그 '과학'이 옳바르게 정착하지 못하여 헤매고 있는 이땅의 '과학'일 따름입니다.

또한 양화된 개념으로 표현되지 않는 모든 글 또한 과학적 진술이 아닙니다. 그 어떤 글도 표현되는 순간 과학적 진술일 수 없습니다. 과학 논문에서도 'result'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과학적 진술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과학자가 하는 말들이 모두 과학적 진술일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양화되어 모두에게 수긍되는 과학의 속성상 그 외의 모든 말들은 속임수이자 보드라우미님 말처럼 시구절입니다. 그런 차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Commented by 보드라우미 at 2007/01/20 20:27
잘 알겠습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_^ 꾸벅.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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