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0월 11일
2003년 10월 11일, 여대생 잡지 에꼴 인터뷰, (ms word)
많은 남성들이 주변의 여자 동료가 주선해 준 소개팅 자리에서 실망하고 일어선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자들 사이엔 “여자들이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여자는 대부분 예쁘지 않다” 라는 루머가 거의 상식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바라보는 이런 아름다움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심리학의 패러다임에 ‘적응주의’라는 진화학의 패러다임을 접목시켜 탄생한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연한 섹스의 유혹에 약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진화심리학의 패러다임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호모사피엔스가 이제 막 씨족사회를 건설하고 살았던 홍적세의 원시인류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그 당시 남자들에게 일시적인 성관계는 작은 위험을 감수하고 잠재적으로 그의 유전적 자산을 남길 수 있다는 보상을 의미했을 것이고 이러한 남성들의 경향은 집단 내에서 더욱 많은 유전자를 확산시키는 결과로 나타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일시적인 성관계가 의미하는 것은 또 다른 임신 가능성입니다. 홍적세에 남편의 도움 없이 임신한 여성에겐 그 어떤 보상도 주어질 수 없습니다. 결국 여성은 일시적인 성관계를 선호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진화심리학의 패러다임이 남성의 바람기를 정당화시키거나 여성은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정당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홍적세의 인류에게 그러한 남성적 혹은 여성적 특성은 자손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현대인류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고기를 사냥하지 않아도 되고, 과일을 직접 따먹지도 않습니다. 물론 육식동물에게 잡혀먹을 염려도 없죠. 진화심리학자들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런 특성을 물려받았다는 것뿐이지, 그러한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이야기는 진화심리학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었습니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육체적/성적 유혹에 약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죠. 이제 남성과 여성이 바라보는 아름다움은 도대체 왜 다른가에 대해 알아보죠. 이러한 진화적 관점에서 여성들은 남편에게 권력과 부와 명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즉 여성들은 자기 아이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많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데 적합한 남편을 고르려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남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해서 아기를 낳아줄 상대를 찾게 됩니다. 이런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건강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기를 낳아줄 여성이 늙었고 건강하지 않다면 자신의 유전적 특성이 전파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성들은 젊고 건강한 배우자를 찾으려 할 겁니다. 미시간 대학의 David Buss 박사는 33개국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표본 집단을 추출해 가장 선호하는 섹스 상대의 요소에 대해 순위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남자들은 친절함, 지성, 아름다움 그리고 젊음을 선호했고, 여성들은 친절함, 지성, 재산 그리고 사회적 지위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드라마와 영화등을 통해 실제로 이러한 기준들이 어떻게 남녀간의 관계에 적용되는 가를 보아 왔고, 남자는 외모를 여자는 돈을 원한다는 드라마의 상투적인 주제는 과학적으로 이렇게 설명이 되는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한 내용은 단 한가지의 명제에 확실성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젊음과 건강함을 아름다움의 요소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들이 깨끗한 피부의 여성에게 반하는 것은 깨끗한 피부가 의미하는 것이 기생충에 대한 저항성 혹은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남성들이 여성의 가는 허리를 선호하는 것은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출산율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고, 미인들이 대칭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연계에서 대칭적인 것은 아름답다고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여성을 어떻게 인식할까요? 일반적으로 인류학에서 인정되고 있는 사냥꾼-채집자 (Hunter-Gatherer) 가설에 의하면 홍적세의 남성들은 주로 사냥을, 여성들은 채집을 담당하면서 역할을 분담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남자들이 긴 시간 동안 사냥을 위해 부락을 떠나게 되면 부락의 운영은 여자들이 책임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간의 인맥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많은 생물학적 증거들이 언어능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데 채집과 인맥형성에서 대화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일견 이해가 갑니다. 결국 여자들에게 다른 여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책임감과 신뢰 등의 신체적 아름다움이 아닌 마음의 아름다움이 됩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인맥을 형성하는 데 있어 외모는 큰 판단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침팬지나 보노보등의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여성-여성간의 사회적 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은 남성보다는 먹이나 지위 등에 의해 설정된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여성들은 동료를 모으거나 경쟁을 하게 되는데 여성들간의 관계에선 그 기준이 성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에게 여성의 육체는 매력으로 잘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남성에게 남성의 근육이 부러움의 근거는 될지언정 성적 매력이 아니라는 점과 상통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진화심리학적 설명은 남성과 여성이 바라보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남녀가 바라는 여자에 대한 요구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여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인간관계를 원합니다. 결국 남자들은 별로라고 말하지만 여자들은 예쁘다고 하는 경우나, 남자들은 예쁘다고 말하지만 여자들은 별로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이런 기준의 차이 때문입니다. 여자들에겐 여자가 가진 성적 매력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고, 남자들에겐 여자가 가진 내면적 아름다움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겠죠. 여자들이 예쁜 여자들을 별로라고 생각하는 경향에 대해 진화심리학자들 일각에선 성적 질투심을 그 기원으로 보기도 합니다만, 제가 여자들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정말 안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예쁜데도 남자들 앞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죠. ^^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현대에 와서 외모와 마음이라는 양극으로 나뉘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의 마음이 진화적으로 다듬어져 왔고, 이런 특성들이 우리의 뇌에 각인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 본성을 따를 필요는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그 본능을 따르고 마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만 그 본능을 충실히 따랐다가는 몇 십 년간 감옥에 갇혀야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의 성적 본능은 사회적 행동의 기준을 결정해 주는 준거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우리는 홍적세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홍적세에 맞추어져 있지만 우리는 도시화된 거대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컴퓨터 앞에서 똑 같은 일을 하는 지금 수백만 년 동안 적응된 우리의 마음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다시 한번 우리가 우리의 본능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셋째, 본능에 맞추어 사는 것은 일반적으로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홍적세 조상이 가졌던 본능들은 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족전쟁을 위해 남성들이 가진 공격적 성격이나, 다른 인종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 때문에 발생하는 인종차별 등이 그것입니다. 현대인류에게 이미 필요 없게 된 이런 본능이 사라지길 원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러한 본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 이를 막지 않는 것도 잘못입니다. 우리에겐 미래를 예상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폭력, 인종차별, 강간 등에 대한 금지는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본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을 금지함으로써 얼마든지 우리의 본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바람기가 내재되어 있다는 과학적/역사적 사실과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정당성의 문제는 엄연히 구분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남성의 바람기는 유전적/진화적으로 내려오는 남성의 본능이기 때문에 ‘난 바람을 핀다’ 라는 생각도 위험하지만, 남성의 바람기는 나쁜 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말도 거짓이야’ 라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우리는 제 3의 침팬지이지만 법과 제도와 과학으로 달을 정복한 침팬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전쟁으로 자신의 종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원숭이기도 하지만, 노예를 해방하고 민주주의를 창조한 지혜로운 원숭이기도 합니다. |
ABOUT
이글루 파인더
생명에 취한 사람
손이 두뇌를 이해하고 두뇌가 손의 움직임을 느낀다. 그 때 과학이 시작된다.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핵산에서 단백질로의 정보이동은 생명..
by 취어생 at 05/28 저는 바이러스도 엄연한 생명체라고 생.. by L.S at 05/28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남겨주신 글 보.. by 반딧불이 at 04/27 악수한 사진은 잘 모셔놓겠습니다. by chatmate at 04/11 얼떨결에 이리 되었습니다. ㅎㅎ by 취어생 at 11/28 시선/ 알고 있었습니다. ^^ Jimmy/ 참.. by 취어생 at 11/18 감사합니다. 미워하는 땅이니 더 많은 .. by 취어생 at 11/16 취어생님, 다시 여신 모습 이제야 보고.. by brolly at 09/13 [ http://my.dreamwiz.com/korean93.. by PoBio at 06/25 그런 애들이 좀 계몽을 당해야 되는데요.. by 취어생 at 03/07 취어생님께.... 그런데 적쟎은 과학 .. by 존다리안 at 03/07 종교도 비슷한 것 같지 않나요? 따지고 보.. by 취어생 at 03/06 대중은 과학의 계몽의 대상이 아닙니다... by 취어생 at 03/06 그러고 보면 대중의 과학 계몽이 늘 실패.. by 존다리안 at 03/05 옙. 히히 :-) by 최종욱 at 03/05 오랜만입니다. 포항뜨기전에 한번 놀.. by 취어생 at 03/03 오랫만입니다. 히힛. 요즘은 블로그 하.. by 최종욱 at 03/03 누구나 처음에는 감동먹게 됩니다. 저도.. by 취어생 at 01/29 이기적인 유전자를 최근에 읽고 특히 "밈.. by imjohnny at 01/29 잘 알겠습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 by 보드라우미 at 01/20 최근 등록된 트랙백
펌글은 측정가능한 밈인가.
by 한글이 꿈틀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2 코드에서.. by 한글이 꿈틀 X염색체의 유전자는 1098개. 그러나 Y.. by [Bloodevil] 총체적 망상의 결과물 X염색체의 유전자는 1098개. 그러나 Y.. by [Bloodevil] 총체적 망상의 결과물 Marat by 사람 사랑 ... 배움과 생각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by MyJay's Blog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by MyJay's Blog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by MyJay's Blog 리더쉽이 바꿔놓는 과학사 by 자연을 닮고픈 과학도 황우석 교수의 업적 by YY 황우석 교수의 업적 by YY 황우석교수사태 by TheLibraryOfBabel 정직의 두 이름: 황우석 사태를 보며 by 정글을 탐험하는 공학도 정직의 두 이름: 황우석 사태를 보며 by 정글을 탐험하는 공학도 일독을 권할만한 다양한 생각들 by 사람 사랑 ... 배움과 생각 Fechner, Elemente der Psycho.. by 정글을 탐험하는 공학도 氣測體義序 by Le Tiers-Instruit 누가 더 이쁜가요? by ::: The Sketchbook ::: 진화의 의미 : 서문 by 공학도의 꿈 기측체의(氣測體義): 최한기 by 생명에 취한 사람 라이프 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