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1일
침팬지에게 종교가 있는가?
2004년 10월 16일, 다음글에 대한 요약입니다.

저자는 오리진넷 http://www.originsnet.org/ 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리진넷은 종교, 예술, 마음의 진화에 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인 것 같습니다. 인류학과 비교종교학, 고고학등의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아티클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1. 우선 침팬지가 가진 문화적 형태들 중 영성을 논할 수 있는 세가지 카테고리를 마련합니다.

- 영적인 것. spiritual
- 사회/정치적인 것. socio-political
- 삶에 대한 본능 혹은 충동 같은 것. life-instinct

우선 저자는 종교적 제식을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 Birth rites
• Marriage rites
• Mortuary rites
• Culinary rites
• Initiatory rites
• Ecological rites

이 중 저자의 문헌학적 연구를 통해 침팬지에게도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 Birth practices 출생의식 등의 실습 (위계 질서의 지배성이 약함)
• Mortuary practices 제사의식 등의 실습 (위계 질서에서 수컷 지배성이 강함)
• Consortship practices 이성교제 실습 (수컷 지배성도 보이나, 암컷 발정기와 무관한 이성교제 습성이 보이므로, 단순한 섹스 동기를 넘어선 사랑의 증거가 보임)
• Culinary practices 식탁예절 등의 실습
• Medicinal-healing practices 치료 실습 (알코올 등 마약 이용이 보임으로써 중독 현상의 자연성과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단 시간 대량의 칼로리 섭취 가능성 등 잇점을 강조)
• Deep ecology practices 입니다. 자연에 대한 동경 실습 (자연 속의 자신의 위치를 고려하는 능력의 초기 심적 형태)

사회/정치적 행동 패턴은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이 부분은 드발과 구달의 연구에 의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침팬지 폴리틱스>란 이름으로 번역된 책이 있으니 참고해도 될 겁니다. (주로 집단 결속력과 관련됩니다.)

Group Territorial Defensive Bonding 지역 방어를 위한 방어적 집단 결속
Dominance Hierrachy Coaliation 위계 질서의 지배층 사이의 연계
Food Sharing (Charity) 음식 공유 (동정심에 의한 공유)
Food Sharing (Festal) 음식 공유 (남는 음식의 적선과 공유 형태로서 축제의 기원)
Reparation, Forgiveness 보상과 용서 (특히 어린 새끼를 혼을 낸 다음 달래는 행동 양식으로서 선생들이 어린 학생들을 가르칠 때 실제 많이 나타남)
Mid-wifing, Grandmothering 산파와 대리모
Affiliative Bonding 이성교제 등에 의한 결속
Task Bonding 과제 수행을 위한 결속

이러한 대부분의 행동양식이 침팬지에게 보인다고 합니다.

삶의 충동 (이건 저자가 칼 구스타프 융을 언급하며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저자는 융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사람입니다)에 관한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Exo-Infanticide-Cannibalism 외부 영아 살인과 관련된 카니발리즘
• Endo-Infanticide-Cannibalism 집단 내 영아 살인과 관련된 카니발리즘
• Compassion for the Suffering of the Marginalized (the Disabled) 무능력자의 고통에 대한 동정
• Compassion for the Suffering of the Marginalized (the Orphaned) 고아의 고통에 대한 동정
• Family Planning (Reproductive Choice) 번식 조정
• Healthy Pregnancy (Conscious Pregnancy) 건강한 임신 및 산후 조리

이러한 특성들도 침팬지에게 모두 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침팬지에게 보이지 않는 행동특성이 하나 있는 데 그것이 바로 '희생 sacrifice'라고 주장합니다. 그게 보이지 않는 것인지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구달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선가 침팬지의 희생행동을 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런 비교들을 통해 저자는 침팬지에게도 영성(아티클 초반에 왜 이개념을 쓰는지 나오는데 종교라고 바꿔도 무방합니다)이 있는 것 같다라고 결론짓고 이로부터 도출되는 몇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글을 마칩니다.

다른 의문들은 당연히 제기되는 (나이브한) 것들이고 도발적인데, 아래 질문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If chimpanzees have spirituality with strong moral characteristics can we still adhere to the Enlightenment notion of ‘natural religion’, which held that, at least, the 'higher’ religions, or, subsequently, the major ‘world religions’ shared an underlying moral sense, a universal morality, definitive of ‘humanity’?

이게 자연적 종교라는 계몽개념을 우리가 고수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 것인데, 저자의 출신성분을 몰라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자연주의자들의 인본주의에 태클을 거는 것인지, 아니면 그러고 싶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뭐 질문 자체는 중립적이겠습니다만.

도발적인 문제제기임에는 틀림없고, 구달이나 드발의 주장에서 이제는 종교라는 영역으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적어도 영장류 연구자들이나 인류학자들에게) 이야기를 (제 생각엔) 나이브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료의 충실성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나이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by 취어생 | 2005/10/21 06:09 | 과학과 철학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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