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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1일
2005년 3월 18일, 미셀 모랑쥬의 <분자생물학, 실험과 사유의 역사>를 강독하면서..
<분자생물학: 실험과 사유의 역사>를 강독하면서 가장 감동 받은 챕터는 개인적으로 21장이다. 그동안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출판계와 대중의 인기도에서 가려져 왔던 분자생물학과 진화론의 역사를 매우 비평적으로 기술해 놓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최재천 교수가 국내에 들어와 가장 잘한 일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마이어의 책 <이것이 생물학이다>를 번역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 책은 마이어의 최고의 책이 아니다. 내가 이 업적을 꼽는 이유는 이 책이 번역되면서 모랑쥬의 책 <분자생물학>이 함께 번역되었기 때문이다. 마이어가 그의 책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마이어 자신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진화론과 유전학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실제 현장의 생물학이라고 할 수 없다 (그는 서문에서 분자생물학을 다룬 부분이 반드시 보충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아마도 최재천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강광일 박사에게 이 책의 번역을 부탁했을 것이다. 최재천 교수의 당시 서평을 보면 이 책을 분명히 선전하고 있다). 그는 분자생물학의 엄청난 발전에 큰 충격을 먹은 인물이었다. 이는 그가 진화론의 위치를 우려했기 때문이 아니라 개체와 집단 연구에 집중된 진화론 연구가 분자수준으로 끌어져 내릴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마이어는 분자생물학에 잠시 적대적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윌리암스를 비롯한 인물들에 의해 효과적인 절충이 이루어지면서 마이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우리는 듣도 보도 못한 생물학사의 이야기들이 이 책에 (상세히는 아니지만)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피는 속일 수 없다는 말처럼 분자생물학 실험의 현장에 있는 과학자인 나는 어찌보면 왜곡되어온 내 학문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사실 분자생물학자들이 내겐 너무나 불쌍해 보인다. 21장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왕님과의 공조로 정리될 것이니 이쯤하고,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절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그러려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말이 길어졌다. 19장은 암유전자 (oncogene)의 발견을 사례로 분자생물학의 한 패러다임이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도무지 정리가 안될 정도로 복잡하고 어지럽다. 도대체 깔끔하지가 않다. 이를 모랑쥬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모두들 음미해 보시길 바란다. "과학연구는 대식세포나 식세포와 같이 무정부주의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과학연구가 가능할 때는 그 위족을 확장시켜 움직이고, 장애물을 만나게 될 때는 다른 길을 찾아나간다. 이러한 카오스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지식은 식세포처럼 결국은 항상 앞으로 나아간다." <분자생물학: 실험과 사유의 역사 19장 p33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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