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1일
종 논쟁 어떻게 흘러가나
원문: 종 논쟁 어떻게 흘러가나, 그림은 원문을 참고할 것!!

종 논쟁(Species Debate)
2002년 1월 15일 생물철학 발표했던 자료
다음 책 세 논문을 바탕으로 종 논쟁을 재구성하였다:

R.A. Wilson(Ed.): Species, New Interdisciplinary Essays, MIT 1999.
[1] J. Dupre: "On the Impossibility of a Monistic Account of Species", 같은 책 pp. 3-22.
[2] D. Hull: "On the Plurality of Species: Questioning the Party Line", 같은 책 pp. 23-48.
[3] K. de Queiroz: "The General Lineage Concept of Species and the Defining Properties of the Species Category, 같은 책 pp. 49-90.

* 언급될 각 쪽수는 위 책에 해당한다.
* 각 언급될 논문은 [1], [2], [3]의 참고문헌을 참조하라.
* 시간의 제약 때문에, 완전한 글이 아니라 도식적 표현을 빌렸다.
* 현재 종의 정의, 일원론, 다원론을 둘러싼 전체적 그림을 소개하기 위해선 각 논문의 텍스트 분석은 적당치 않다고 느꼈기에, 위 논문들을 바탕으로 종 논쟁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나름대로 재구성하였다. 이 자료는 단순한 위 참고 논문들의 정리가 아님을 밝혀둔다.

1. 종 범주(species category)의 필요성

각 개체가 어떤 종에 속하는지를 앎에 의해 그 개체의 특징이 파악되고, 정확한 분류체계는 해당 개체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제공해준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서 라브와지에에 의해 시작된 명명법과 원소주기율표를 들 수 있다.

엄격한 전통적인 자연류(natural kinds)에 바탕을 둔 고정된 분류개념은 생물계의 다양성을 포섭할 수 없다. (p.4)

선택의 단위는 일반적으로 개체로 여겨지지만, 진화는 개체군에 분포된 속성들의 변화와 관련된다. 따라서 진화의 단위는 특정 개체군이며, 그러한 개체군이 종이 된다. 종은 자연류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다. (p.6)

어떠한 개체군은 무엇 때문에 종으로 분류되는가? 종을 규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있는가?

2. 현재 사용되고 있는 종 개념들

Kitcher는 종을 구조적 유사성(structural similarities)과 계통발생적 관계(phylogenetic relationships)에 의해 종을 22가지로 구분하였다. 구조적 유사성이 현재 발견되는 유기체의 형질, 기관, 유전자 등과 관련되는 반면에, 계통발생적 관계는 조상과 후손 사이의 시간적 연결성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 다양한 종을 비시간적(atemporal), 시간적(temporal) 종개념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종개념에 국한한다:

비시간적(atemporal) 종개념

phenetic species(60-70년대 주류)
biological species(Mayr 등)
recognition species(Mayden 등)
ecological species(Patterson 등)

시간적(temporal) 종개념

species as individuals(Hull, Gishelin, Templeton 등)
cladistic or phylogenetic species(Mishler, Donoghue, Cracraft 등)


책과 무관하게 각 종 개념의 간략한 정의와 장단점을 우선 알 필요가 있다:

(1) 유사성에 의한 종(phenetic species, 적절한 번역용어 제안필요)
정의: 형태적 혹은 형질적으로 유사한 유기체들의 모임을 종으로 봄
장점: 무성생식 유기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적용성
단점: 특정 구체적인 이론에 좌우되지 않음(Kitcher는 이 점 때문에 유사성에 의한 종개념을 거부함), 유전학과 결합하기 어려움

(2) 생물학적 종(biological species)
정의: 하나의 종이란 서로 교잡 가능한 개체군으로서 다른 그러한 개체군과 생식적으로 격리되어있다.
장점: 유전자군(gene fool)의 유전자 흐름(gene flow)에 의해 생식장벽(reproduction barrier)이 가정되므로, 유전학과의 탄탄한 결합, 명확한 실험적 증거, 종분화(speciation)에 대한 샐물학적 설명이 용이함
단점: 과거 종에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고생물학에선 사용되지 않음, 무성생식 유기체에 적용 불가능

(3) 짝 인식에 의한 종(recognition species, 적절한 번역용어 제안필요)
정의: 종은 서로 잠재적으로 짝을 지을 수 있는 유기체들의 모임으로서, 그러한 유기체들은 '공유된 짝 인식체계'(SMRS: a shared mate recognition system)를 갖는다.
장점: 유전학과 결합이 용이함, 생물학적 종개념을 보완해줌
단점: 종분화 설명이 어려움

(4) 생태학적 종(ecological species)
정의: 종은 이미 주어진 생태학적 환경에 적합한 혹은 적응 가능한 유기체들로 구성되며, 그때 그러한 환경은 그 종에 대한 적소(niche)가 된다.
장점: 생태학적 관점에서 종을 다룰 수 있음
단점: 이론적으로 애매함, 불확실한 증거

(5) 개체로서 종(species as individuals)
정의: 개체군의 계통발생 역사에서 시공간적으로 제한된 특정 계열(lineage)이 종이며, 종은 작용에 있어서 개체처럼 전체적으로 하나로 작용하는 응집성(cohesiveness)을 갖는다.
장점: 철학적으로 세상전체를 유기적으로 조직하는데 효과적임
단점: 생물학적 증거 불충분

(6) 계보 혹은 계통발생적 종(cladist or phylognetic species)
정의: 조상과 후손의 혈연 혹은 계통발생적 진화역사를 통해 특정 단일 계통(monophyly) 등을 종으로 구분한다.
장점: 진화론과의 매끈한 결합성, 고생물학에 응용
단점: 유전학과의 결합이 용이하지 않음, 어떠한 계통이 종인가에 대한 기준의 불명확성(단일 조상에 기원을 둔 계보 혹은 분류군(분) 전체가 하나의 종이 될 수 있음)

3. 일원론(monism) 대 다원론(pluralism)

현재 종 일원론과 다원론을 둘러싼 논쟁의 복잡성 때문에, 하나의 학설이 양 측면을 갖는 경우로 나타나기도 한다. 실례로 Hull은 무자비한 다원론자로 규정되는 Kitcher를 (개념적인) 일원론자로 취급한다. 이러한 혼선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일원론과 다원론을 둘러싼 종 논쟁에 대한 두 가지 접근법이 요구된다. 아래 두 접근법은 이번 공부에서 필요성을 느껴 나 자신이 제안하는 것이며, 종 논쟁을 둘러싼 정확한 이해와 혼선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접근법(BA): 생물학적으로 응용 가능한 종 자격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종 자격에 대한 단 하나의 기준을 추구하면 일원론이고, 그렇지 않는 경우가 다원론이다.
개념적 관점에서의 접근법(CA): 다양한 종개념을 관통하는 범주개념(categorical concept)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일원론과 다원론이 양분된다. 혹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종개념은 개념적 수준에서도 그대로 고수된다고 보는 경우도 일원론에 해당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접근법(BA)을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약한 다원론은 분류체계에 대한 단일 기준을 인정하지만, 그 체계 내에서 종을 결정하는 방식이 다양함을 말한다. 반면에 강한 다원론은 다양한 종개념에 의한 다양한 분류체계를 인정한다.

개념적 관점에서의 접근법(CA)을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이제 BA과 CA의 결합관계에 의해 여러 가지 결론이 도출된다:

가) BA 관점에서의 일원론자는 CA에서도 일원론을 추구한다. (Mayr, Matden, Hull) 단 Hull은 Mayr와 Mayden과 달리 현 시점의 다양한 종개념 중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pp. 36-38) 하지만 궁극적으로 종 자격에 대한 올바른 단일 기준이 발견되어야한다는 신념이 포기되어서는 안 됨을 역설한다.

나) Kitcher는 BA 관점에선 강한 다원론자이지만, CA 관점에선 논리적 일원론자로 대두된다. 모든 종개념은 일종의 집합론 , 곧 'historically connected sets'에 근거해 표현 가능하다고 본다. 이점을 Hull은 생물학적으로 실제 아무 것도 시사하지 않는 '집합론적 제국주의'(set-theoretical imperialism)로 취급한다.

다) BA에서 계통발생적 종, 곧 약한 다원론을 대표하는 학자들은 CA에서도 일원론을 추구한다. 다양한 종개념을 관통하는 개념적 장치의 발견에 관심을 둔 논리적 일원론과 달리 계통발생적 종개념만이 개념적으로 종 자격에 대한 유일한 기준이 된다.

라) BA에서 강한 다원론자인 Dupre는 CA에선 실용주의 노선을 옹호한다. 근본적으로 종개념은 인식론적, 존재론적 차원에서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현재 통용되는 분류체계의 효율성을 인정한다.

다) BA에서 강한 다원론자인 Ereshefsky는 CA에선 발실재론을 주장한다. Dupre의 실용주의 노선이 맞바로 종 허구론(species fictionalism)을 함축하지 않는 반면에, Ereshefsky는 종 허구론을 옹호한다.

4. de Queiroz의 계열(lineage)로서의 종

Hull 등의 계열 개념과 계통발생학적 종개념을 적절히 결합시켜 종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주장이 de Queiroz의 계열(lineage)로서의 종이다.

종은 개체군 수준 계열의 특정 부분이고, 그 부분을 결정하는 방식은 종 자격에 대한 필수조건이 아니라 부수적인 조건이라고 본다.

4.1 논의를 하기 위한 전제

계열이란 조상과 후손 사이에 연결된 단일 계열을 형성하는 존재자들의 연속이다. ([3], de Queiroz 1998, Simpson 1961, Hull 1980) 계열은 조상군에서 갈라져 나온 전체 분류군 혹은 분인 계보(clades)를 뜻하지 않는다. (p. 50)

개체군 수준의 계열이란 그것보다 상위 계열을 형성하기 위해 통합된 유기체들의 모임을 뜻한다. 종은 그러한 개체군 수준 계열의 특정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pp. 50-51)

다양한 종개념은 이미 계열 개념을 함축하고 있다:

- population & lineages (개체군과 계열의 구별은 진화시간과 관련된 정도 차이의 문제라는 점)
- process & products (현재 종과 이에 대한 기원을 구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점)
- relative importance of different process (종 출현의 다양한 관점에는 모두 계열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 sexual & asexual products (계열 개념에선 유성생식. 무성생식 양자가 다루어진다는 점)
- theory and operation (둘의 엄격한 구분의 불필요성)
- models of speciation (다양한 종분화 개념은 이미 계열 개념을 함축하고 있다는 점)
- species criteria (다양한 종 자격에 대한 기준은 계열로서 종개념과 마찰하지 않는다는 점)

4.2 계열로서 종

종 자격에 대한 필수조건은 개체군 계열의 부분이 되는 것이다.

종 자격에 대한 부수조건(contingent conditions)으로서 유전자 흐름, 생식격리, 단일 계통형성, 적소 등을 들 수 있다.

기존 종 논쟁, 특히 일원론과 다원론 사이의 갈등은 종 자격에 대한 부수조건을 필수조건으로 취급한데 기인한다.

종개념은 계열에 의한 단일 단순 범주개념일 뿐이다. '지역'이라는 넓은 개념에 '도시', '시골' 등 하부 개념이 뒤 따라 오듯이, 계열로서 종개념에 어떤 부수조건이 더해지는가에 따라 하부범주들이 생겨난다.

4.3 철학적 함축

종은 유기체 전체로서 구성된 일종의 개체이다. (p. 67)

유기체의 방생에서부터 죽음까지를 일종의 계열로서 취급할 수 있는 한에서, 종은 유기체 성격을 갖는다. (p. 67)

전체와 부분의 집합론(a mereological set theory)을 도입한다면, 기존의 종과 집합을 둘러싼 논쟁은 제거된다. (p. 67)

종은 생물학적 종개념처럼 관계적 개념(relational concept)이 아니다. (p. 71-73) 종개념 자체를 그렇게 본 이유는 생식장벽에 의한 생식격리를 종 자격에 대한 필수조건으로 본데 있다.

종은 계열의 부분으로서 실재한다.

기존의 일원론과 다원론 사이의 갈등은 종 자격에 대한 각각의 필요조건을 부수적 조건으로 볼 때 해소된다. 이를 생물학적 종개념에 적용해보면 아래와 같다:

기존의 방식: {계열로서 종(necessary)} ∧ {생식격리(necessary)}
대체된 방식: {계열로서 종(necessary)} ∧ {생식격리(contingent)}

대체된 방식에선 생물학적 종이라는 표현보다는 생식격리라는 특성을 갖는 종으로 불리는 것이 적절하다.

5. de Queiroz는 정말 종 논쟁을 종식 시켰는가?

비판 1: 그의 life cycle을 갖는 계열로서 유기체 자격조건은 너무나 느슨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계열은 다른 진짜 원인인 조건들과 관련된 과정의 결과물로서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을 유기체로 취급하는 그의 관점은 구체적이지 못하다. 만약 그의 방식대로 종을 취급한다면, 진화생물학은 원인이 아니라 현상만을 서술하는 과학으로 전략할 수 있다. 이점에서 Hull을 옹호해야한다. 그가 종을 개체로 볼 때 단순히 진화역사에서 나타난 어떤 계열로 취급하지 않았고, 그 계열이 어떤 근본적인 이유에서 개체적 성질을 가졌는지를 따졌기 때문이다.

비판 2: 그의 계열로서 종개념은 실제 생물학에 적용하거나 진화를 서술하기에 어렵다. '개체군 계열의 부분', 너무나 느슨하고 광범위하지 않는가?

비판 3: 그는 종 일원론과 다원론 논쟁을 둘러싼 두 접근법을 헷갈리고 있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접근법(BS)과 개념적 관점에서의 접근법(CS)을 뚜렷하게 구별하고 있지 못하다. 그의 해결책은 오로지 CS, 곧 개념적 영역에만 해당한다. 모든 종개념을 관통하는 장치로서 '계열'을 찾은 후 교묘하게 문제를 회피한 정도에 불과하다. (BS)의 영역에서 개체군 계열의 어떤 부분이 종 자격을 갖는가 물을 때 그 물음은 여전히 종 자격 자체에 대한 물음이다. 그 물음은 결코 계열로서 종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성격 혹은 속성을 묻는 것이 아니다.

비판 4: 만약 종이 다양한 여러 성질들, 곧 종 자격에 대한 필요조건이 아니라 부수조건과 관련된 특성들을 가질 수 있다면, 왜 그런지를 설명해야한다. 그러한 설명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최소한 이러한 물음이 다루어지지 않았음은 언급했어야 한다. 개체군 계열의 부분이 발생하는 진짜 원인 혹은 조건을 검색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그러한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생물철학이 대세가 되고 논리와 분석력이 뛰어난 많은 신진학자들이 참가하면서부터, 그들의 분석력은 생물철학을 망치고 있다. 앞으로 이런 경향이 일단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de Queiroz에게 한마디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다. 생물철학에서 개념정리를 하려면 Sober처럼 하든가 아니면 논리적 도식에 생물철학을 끼어 넣지 말라!

비판 5: 다윈이 살았던 빅토리아 시대의 중 후반기에 대한 그의 해석은 너무나 자의적이다. 다윈이 공책에 계열형태를 그렸다고 해서 그가 종 자격 조건에 대한 유일한 필수조건으로 계열로 본 증거가 어디 있는가. 다윈은 종을 진화에서 역사의 단위(historical entities)로 생각했지만, 분명히 그의 생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종의 계열로 손쉽게 표현된 그러한 단위가 종이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가를 추구했다. 반면에 de Queiroz, 당신은 그렇지 않다.

6. 결론

이제 Mayr, Hull과 같은 위대한 생물철학자들과 Wright와 같이 위대한 철학자이면서 생물학자들은 사라지는가? 이번 de Queiroz의 논문 및 최근 생물철학 글을 볼 때 과거와는 맛이 다르다. 생물철학이 현장 전문 철학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일종의 논리게임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와는 무관하게 종 논쟁에 대한 확신이 하나있다.

생물학적 관점과 개념적 관점 양자에 통용될 수 있는 종개념을 찾거나, 아니면 왜 종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존재론을 찾아야한다. 이점은 나의 확신이자 Hull의 논문에 이미 제시되었다. 존경할만한 인물이다. 또는 생물학적 종이 아닌 경우는 현재 여러 생물학적인 근거에 의해 Mayr처럼 사이비 종으로 규정하라. 얼마나 솔직한가! 존경할만하다

더 이상 생물현상의 다양성이 아직 해명 안 되었다고 급작스럽게 반실재론 혹은 해체주의의 손을 들거나, 그러한 다양성을 일종의 논리적 게임으로 가리지 말았으면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소원은 de Queiroz의 논문 말미에도 유사하게 표현되고 있다.
by 취어생 | 2005/10/21 11:58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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